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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탐구생활] 뱀의 유혹인가, 자유의 선택인가

2026.06.21 16:09

[신앙탐구생활] 뱀의 유혹인가, 자유의 선택인가

오늘(6월 21일) 연중 제12주일 미사 중, 신부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의 원죄에 대해 말씀하셨다.

뱀의 유혹에 넘어가 선악과를 따 먹고 낙원에서 쫓겨난 이야기.

그런데 이상하게도 말씀을 들으며 몇 달 전 내가 썼던 글이 떠올랐다.

「통제된 낙원인가, 부름 받은 자유인가? : 아담의 선택과 나의 신앙」

그 글은 자칫 읽기에 따라 "선악과를 따 먹어라"는 주장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미사 중 내내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과연 나는 뱀의 편에 서 있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신부님과 내가 바라보는 지점이 조금 달랐다.


신부님의 관점에서 핵심은 '신뢰'에 있었다.

"하느님을 믿을 것인가, 아니면 자기 자신을 하느님 자리에 둘 것인가?"

이 관점에서 뱀의 유혹은 단순히 열매를 먹는 행위가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의심해 보라. 네가 직접 기준이 되어 보라."

는 제안으로 읽힌다.


반면 내가 바라본 것은 '자유'였다.

나는 늘 이런 질문에 끌린다.

"왜 인간은 경계를 넘으려 하는가?"

"왜 인간은 스스로 선택하려 하는가?"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선악과를 '불순종'이 아니라 '자유'의 상징으로 읽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가톨릭이 말하는 자유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는 상태가 아니다.

오히려 진리를 향해 선택할 수 있는 능력에 가깝다.


그렇다면 신부님의 신뢰와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완전히 다른 길이 아닐 수도 있다.

신뢰 없는 자유는 교만이 될 수 있고,

자유 없는 신뢰는 맹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 미사 후에도 나는 여전히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나는 왜 인간의 선택에 끌리는가?


왜 고통과 책임을 감수하면서도 스스로 길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이는가?

아직 답은 모르겠다.

다만 오늘 묵상을 통해 한 가지는 알게 되었다.

나는 뱀의 유혹을 옹호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자유의 의미를 이해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오늘 미사는 묘하게 씁쓸하면서도, 오래 남는 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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