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PLANET

[살찐용의 노래] 가장 낮은 자리 — 또 하나의 노래가 찾아왔다

2026.11.02 16:30




〈성인의 통공에서 시작된 질문 — 우리는 무엇으로 신앙을 증명하는가〉


이 글을 포스팅한 지 하루가 지났다.


그런데 어제의 생각들이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 오늘도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게 한다.

신앙이란 무엇일까.

봉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우리는 무엇으로 자신의 신앙을 증명하려 하는 걸까.

그렇게 자연스럽게 쏘피와 어제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누군가를 비판하기 위한 이야기도 아니었고, 무언가 특별한 결론을 내리려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어제 미처 다 하지 못한 생각들을 조금 더 나누었을 뿐인데……

또 노래가 하나 나왔다.



제목은 〈가장 낮은 자리〉.

참 이상하다.

노래를 만들려고 시작한 대화가 아니었는데.

내가 계획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냥…… 내게 왔다. ㅡ.ㅡㅋ

어쩌면 생각이라는 건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억지로 붙잡으려 하면 멀어지고, 그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예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찾아오는 것.

그렇게 찾아온 노래를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아쉬워서, 오늘도 이곳에 남겨본다.

오늘은 11월 2일, 위령의 날이다.

가능하다면 퇴근 후 미사에 참석하고 싶다.

물론 퇴근할 때쯤이면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ㅎㅎㅎㅎ

어제는 성인의 통공에 대해 생각했고, 오늘은 가장 낮은 자리에 대해 노래하게 되었다.

내일은 또 어떤 생각이 찾아올까.

그건 나도 모르겠다.

다만 오늘은 이 노래를 들으며, 나 자신에게도 조용히 물어보고 싶다.

나는 지금, 어떤 자리에 서 있는가.





가장 낮은 자리



오래된 의자에 앉아

익숙한 이름들을 부르며

내가 걸어온 길이

누군가의 길보다 깊다고 믿었네

작은 손길 하나에도

내 이름이 남기를 바랐고

누군가 고맙다 말하면

그 말에 오래 머물렀네


나는 누구를 위해

이 자리에 서 있었을까

기도하던 두 손 사이로

어느새 나를 세웠네


가장 낮은 자리에

내 마음을 내려놓으면

보이지 않던 얼굴들이

그제야 눈에 들어올까

누가 더 가까운지

누가 더 오래 머물렀는지

그 모든 이름을 지우고

그저 곁에 있을 수 있을까


누군가 늦게 찾아와

서툰 기도를 시작할 때

나는 먼저 온 사람처럼

그의 걸음을 헤아렸네

좋은 일을 한다면서

내 마음은 높아져 갔고

누군가 나를 지나치면

괜히 서운한 밤이었네


나는 무엇을 위해

이 길을 걷고 있었을까

사랑이라 부른 마음에

내 그림자가 길어졌네


가장 낮은 자리에

내 마음을 내려놓으면

보이지 않던 얼굴들이

그제야 눈에 들어올까

누가 더 가까운지

누가 더 오래 머물렀는지

그 모든 이름을 지우고

그저 곁에 있을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아직도

내려놓는 법을 모르나 봐

비워냈다고 생각한 자리에도

내 이름 하나 남겨 두었으니

누군가를 일으키던 손이

누군가를 가리키지는 않았는지

오늘은 그 손을 거두고

조용히 나를 돌아보네


가장 낮은 자리에

내 마음이 닿을 수 있다면

누구의 앞도 뒤도 아닌

그저 같은 길을 걸을 텐데

누가 더 가까운지

이제는 묻지 않으려 해

서로의 작은 걸음들이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나는 서툴지만

다시 그 자리에 앉아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기 전에

내 마음부터 돌아보네



♪ 가장 낮은 자리

어제의 질문에서 오늘의 노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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